주식책 |
승부사 알바트로스의 돈을 이기는 법 |
성필규 |
추천 ● ● ● ●○ |
투자의 기법보다는 심법과 관련된 내용이 많은 편.
투자 심법 책은
대체로 책 내용이 비슷해
이 책 역시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는 할 수 없겠으나
주식투자자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손해 볼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MEMO ]
◎ 일은 이렇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일단 회사를 인수한다는 명목으로 대주주의 물량을 산다. 그런 뒤 바로 대주주의 물량을 명동 사채업자에게 맡긴다. 그리고 돈을 벌린다. 일종의 계약금을 걸고 진행하기에 이들이 들인 돈은 사실 별로 안 된다. 결국 사채업자의 돈을 가지고 인수한 꼴이 되는 것이다.
그러고 난 후 회사의 주가를 올려서 빠져나오는 방식이 아닌, 그냥 회사 자체를 깡통으로 만드는 방식을 취했다. 그들은 회사가 가진 예금통장을 자신들이 더 나은 이자를 주는 곳으로 옮기겠다고 하며 그 안의 돈도 빼갔고, 자사주도 빼갔고, 부동산도 처리하고, 어음도 발 행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빼먹으며 회사를 깡통으로 만들어갔다.
3개월 후, 이 사건은 단군 이래 최대의 작전사건으로 9시 뉴스를 장식하게 되었다. 이들은 동시다발적으로 무수히 많은 회사를 이렇게 처리했고, 그 와중에 내가 당한 것은 이들이 벌인 무수한 사건 중 변방의 하나에 불과했다.
회사를 해먹을 만큼 해먹고도 사채업자에게 빚을 갚지 않으니 사채업자는 하한가로 주문을 넣고 처분해 버린 것이다. 대개 작전세력과 사채업자의 관계에는 주가가 일정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못할 경우 물량을 처분할 수 있다는 계약이 성립되어 있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세 번 연속 하한가를 치면 데이 트레이더들이 무수히 들어오게 되고, 대부분은 거기서 정리가 된다. 사채업자는 돈을 빌려줄 때 처음부터 주식 가치보다 훨씬 낮은 금액을 빌려준다. 그런 까닭에 세 번의 하한가를 맞아도 자신들의 원금과 이자를 챙길 수 있다. 가끔 아무 까닭 없이 회사가 점하한가(하한가로 시작해 장 마감까지 하한가를 빠져나오지 못하는 하한가)를 맞으면 여기에는 그런 뒷이야기가 숨어 있기 마련이다.
◎ 승부는 이길지 질지 알수 없는 게임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 이미 이겨놓고 그것을 확인하러 가는 것이다.
◎ 우리는 시장의 흐름을 동전 쌓기에 비유하곤 한다. 쌓을 때는 조심조심,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상승장에서는 변동성이 낮아지고 하락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인 시장의 모습이다.
◎ 돈이 돈으로 느껴지는 사이즈란 것이 있다. 쉽게 생각해 보자. 1미터 폭의 널빤지를 1미터의 높이에서는 쉽게 건너는 사람도 10미터 높이에서는 몸을 떨기 마련이다. 왜일까? 10미터란 높이가 어떤 위력을 갖는지 현실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지면 몸이 부서질 거란 우리의 인식, 이렇게 우리의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 돈의 세계에서 절대 금액이 미치는 위력이다.
만 원, 십만 원의 변화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가도 일정 금액을 넘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1,000만 원이 오갈 때 몇 달치 월급이라고 느껴지고, 몇 억이 움직일 때 아파트 한 채 값이 아른거린다면 이미 그 영향력 안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돈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투자에 미치는 가장 큰 악영향은 정작 수익을 볼 때 나타난다.
1억으로 5,000만 원을 버는 딜러라면 10억으로 5억을 벌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덜러는 10억으로도 5,000만 원을 버는 데 그친다. 그것이 절대 금액의 영향력이다.
돈의 크기에 멘탈이 움직이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다만 그 시점이 다를 뿐이다. 큰돈을 벌고자 하는 입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그릇을 키우거나 돈을 줄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그런데 내가 경험한 바로는 이 그릇은 사람마다 천성적으로 차이가 있다.
◎ 트레이딩이란 결국 돈과의 싸움 아니던가. 이 큰돈을 다루면서 돈에 흔들리게 된다면 거래뿐 아니라 삶마저도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돈 앞에 초연해지는 것이 도 닦는 일이라더니, 정말 그랬다.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모니터를 멀리하는 것이었다. 장중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끊임없이 모니터 안이 궁금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편하게 책을 읽고 있었다.
◎ 세상에는 참 고수가 많다. 그 고수들은 피나는 노력을 발 딛고 선 사람들이다. 고수가 즐비한 이 시장을 인정하려면 무엇보다 투자자 스스로 겸손해져야 한다.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돈을 걸고 투자에 나섰으면서도 의외로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태하기 때문이거나 겸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러한 나태나 오만을 바로 알고 응징을 가한다.
◎ 내가 이기는 방법을 단 1퍼센트라도 더 확보하고 있다면, 승부는 시간의 문제일 뿐 대수의 법칙에 따라 결국 내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다. 이후에는 자신의 승기를 굳히고 느긋하고 의연한 마음으로 승패가 확연히 갈릴 때까지 승부를 벌여나가기만 하면 된다.
◎ 진입 시점을 아주 엉망으로 잡지 않는 한, 오르고 내리기 마련인 시세에서 잠시 평가이익을 접하기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승률이 높은 사람은 대개 이 조그만 평가이익을 놓치지 않으려고 짧게 짧게 잘라먹는 유형의 투자자다. 이런 사람을 시장의 속된 말로 '일단 먹튀 (일단 먹고 빠진다)'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새가슴'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개 이런 투자가 아홉 번 찔끔찔끔 먹다가 한 번에 그간 벌어들인 수익에 원금까지 합해 토해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반대다. 열 번 진입해서 예닐곱 번은 손절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 예닐곱 번에서 평가이익이 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잡고자 했던 시세는 작고 미미한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내 포지션은 청산되지 않고 그냥 유지된다. 그러다 수익이 손실로 전환되고 손절선을 건드리면, 그냥 미련 없이 툭 던져버린다. 당연히 손실이 발생하고 승률은 떨어진다. 그러나 실패하는 일곱 번은 적절하게 정해진 손절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성공하는 세 번의 베팅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면 최종적으로 계좌는 불어나게 된다. 제대로 베팅이 먹히면 단 한 번의 수익이 아홉 번의 손절로 인한 손실을 몇 곱절 상회하고도 남는다. 나는 한번 시세를 잡으면 그놈이 황소건 곰이건 간에 등판에 올라타 절대 내려오지 않는다. 이것이 시세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 실패하는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작은 수익을 무수히 실현시키다가도 한두 번의 거래에서 모든 것을 읽는 것.
+시장은 수급의 균형이 한 방향으로 둑이 터지면서 시세 분출이 일어나면 그것이 해일이 될지 쓰나미가 될지 아무도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엄청난 대파동으로 이어지는데, 이기려면 바로 이런 시세 분출을 타야 한다. 이 기회를 잡으려면 열 번 진입해 일곱 번 여덟 번을 흔쾌히 잃어줄 각오가 필요하다. 큰 추세는 그와 유사한 여러 번의 속임수 끝에 오는 법이다. 자잘한 수익을 쌓으려 하지 말고, 자잘한 손실을 몸 에 익혀야 한다. 그리고 잦은 헛손질 끝에 찾아오는 큰 추세를 끝까지 쫓아가서 모조리 취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가진 게임의 법칙이며 이기는 방법이다.
승률에 연연하는 것은 시세에 대한 판단, 자신의 판단에 대한 믿음이 없음을 의미한다. 오를지 내릴지 확신이 없고 시세가 얼마나 갈지 모르는 투자, 즉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에 돈을 거는 행위다. 그러다 요 행히 앞면이 나오면, 기쁜 마음으로 잔돈을 회수하며 의미 없는 승률에 안도하는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 내가 앞에서 말했듯이 투자 마인드가 아니라 도박 마인드이다.
◎이기는 방법을 제대로 아는 게임에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후퇴하지 않으며, 이기는 방법을 모르는 게임에서는 아무리 유혹이 들어와도 미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
+투자는 이기는 방법을 세운 뒤 그에 걸맞은 적절한 베팅 규모를 정하여 조건이 무르익었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들어야 하는 일 이다. 그러자면 이기는 방법과 자금 관리의 조화가 필수적이다.
◎ 자신이 멈춰야 하는 상황을 정해놓고 시작 했다면 투자고, 자신이 멈춰야 하는 상황을 전혀 모른 채 시작했다면 투기라고 생각해요.
+투자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는 내가 손을 떼어야 할 선, 그 리고 그 선을 건드리지 않게 설계된 자금 관리다. 억울할지도 모르는 그 마지노선이 언젠가는 내 자신을 결정적인 위험에서 지켜줄 것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이 시장에 뛰어들어 일확천금을 노리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포지션을 잡아놓고 안절부절못하면서 조금 오르면 환호하고 약간만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전전긍긍하는 분들치고 큰돈을 버는 사람은 없다. 이미 기싸움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고 잃어서는 안 되는 금액, 그 이상을 판돈으로 밀어 넣은 상황임을 뜻한다.
+연신 담배를 피워대면서 초조하게 모니터를 응시하는 태도로는 이 승부에서 이길 수 없다. 반드시 잃어버려도 초연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베팅하라. 그 돈을 날려도 허허 웃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투자가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이처럼 투자와 투기가 한 끗 차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 내겐 오직 한 가지 기준만이 중요하다. 물러날 선을 가지고 시작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뿐이다.
'하락갭 세 번이면 땡빚을 내서라도 매수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경기나 수급이 안 좋아도 갭으로 세 번 밀리면 그만큼 반등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반등 쪽에 베팅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아시는가? 한국 주식시장이 외환위기를 겪던 시절, 그리고 2000년 기술주 붕괴 국면에서의 코스닥 시장에서는 하락갭이 세 번이 아니라 일곱 번 열 번도 출현했다는 사실을.
◎ 트레이더도 자신의 급수만 알아도 그렇게 전멸하지는 않는다. 그 런데 대부분은 자신을 고라니나 영양이라 생각하지 않고 포식자로 행동하고 싶어 한다. 물론, 이왕 약육강식의 정글에 들어선 이상, 사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보다 생존이 먼저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위기 상황에서 손실을 적정선에서 자를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을 때에는 제대로 낼 수 있어야 한 다. 잃을 때 적절한 선 안에서 지키지 못하거나 벌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못 챙긴다면 자금을 지켜나가기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 가장 냉혹한 검증은 결국 계좌 수익을 통해서만 이 가능하다. 일단 투자 결과를 솔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현재 본인의 냉정한 실력이고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의 투자 성과를 예상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어느 투자자가 자신의 급수가 궁금하다면, 답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 그 투자자의 계좌가 말해준다. 눈에 보이는 그것만 믿으면 된다. 강한 자가 고수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고수인 법이다.
◎ 기관 파생 딜러들에게는 일인당 투자 한도와 함 께 반드시 지켜야 할 일일 최고 손실 한도액이 정해져 있다. 매매를 하다 하루 최고 손실 한도에 다다르면 그 사람의 포지션은 청산되고, 그날은 더 이상 매매를 할 수가 없다. 이러한 강제 손절매 덕분에 증권사는 파생 투자에서 적어도 결정적인 위기를 겪지는 않는다.
◎ 고수는 잘못되었다는 판단을 내리면 그 즉시 기존 포지션을 미련 없이 청산하고 역방향 진입을 망설이지 않는다. 그러나 하수일수록 한번 잡은 포지션에 미련을 남긴다. 더군다나 손바닥 뒤집듯이 반대 포지션으로 진입하는 것은 여간해선 하지 못한다. 사실 시장을 판단하거나 예측하는 능력은 고수나 하수나 모두 비슷하다. 매매 결과 최종 수익에서 큰 차이가 나는 까닭은 장에 대한 예측력이 아니고 장에 대한 대응력이며, 더 나아가서는 손실에 대한 대응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 파티가 끝나기 전에 떠나라. 투자 대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시장을 종종 파티에 비유하곤 했다. 파티 문화에 익숙한 유럽인이기에 그런 것 같다. 코스톨라니식으로 관찰하자면, 파티장은 언제 떠나야 하는가? 바로 모든 사람들이 파티 분위기에 한창 젖어 있을 때다.
☞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 = 전쟁을 할 때에 한 번의 실수는 늘 있는 일이라는 뜻
ex)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 하지 않던가.
☞ 장삼이사
: 장씨(張氏)의 셋째 아들과 이씨(李氏)의 넷째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름이나 신분이 특별하지 아니한 평범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
☞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며 서로 성장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