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책 |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
J.M. 바스콘셀로스 |
추천 ●●●●○ |
어린 시절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이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아 오랜만에 읽어 보았다.
처음엔 읽으면서
'음... 역시 청소년 문학도서라... 내용이 유치하군.'이라는 생각을 안 했다면 거짓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몽글몽글한 무언가가 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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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소년의 나무와 교감하는 모습,
담임선생님만 꽃을 한 송이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꽃을 꺾어온 모습,
공장일에 지쳐 돌아온 엄마에게 친구옷을 사달라고 조르던 모습,
뽀르뚜가 아저씨 차 뒷 타이어에 매달려 신나 하던 모습 등
앞으로 나는 이 귀엽고 사랑스럽고 똑똑한 꼬마인 다섯 살 소년 '제제'가
계속 생각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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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도 뽀르뚜가 아저씨 같은 친절한 아주머니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은
피아노 책값을 잃어버려서 길에서 울고 있었던 제게
피아노 책을 사주셨었다.
그 당시 집에도 놀러 오라면서 주소도 알려주셨었는데,,, 난 한 번도 찾아뵙질 못했다.
감사했어요. 언젠가 우연이라도 꼭 만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 MEMO ]
◎ 공장은 아침에 사람들을 집어삼켰다가 밤이 되면 지친 사람들을 토해 내는 용 같았다.
◎ 글로리아 누나는 내가 서랍 속에 악마를 가둬 두고 딴 아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여름에는 낮이 밤을 천천히 끌어 오는 것 같다. 저녁 식사 시간도 천천히 다가왔다.
◎ 황금 같은 마음씨를 가진 아이.
◎ 나는 그의 곁으로 바짝 다가가 팔에 머리를 기댔다.
"뽀르뚜가!"
"음……."
"난 절대로 당신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당신도 알지요?"
"왜?"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니까요. 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아무도 저를 괴롭히지 않아요. 그리고 내 가슴속에 행복의 태양이 및나는 것 같아요."
◎ "걱정 마세요. 죽여 버릴 거니까요."
"무슨 소릴 그렇게 해. 네 아빠를 죽이겠다고?"
"예, 죽일 거예요. 이미 시작했어요. 벅 존스의 권총으로 빵 쏘아 죽이는 그런 건 아니에요. 제 마음속에서 죽이는 거예요. 사랑하기를 그만두는 거죠. 그러면 그 사람은 언젠가 죽어요."
"상상력 한번 대단하다, 너."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측은한 마음은 숨기지 못했다.
◎ 이제는 아픔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매를 많이 맞아서 생긴 아픔이 아니었다. 병원에서 유리 조각에 찔린 곳을 바늘로 꿰맬 때의 느낌도 아니었다. 아픔이란 가슴 전체가 모두 아린, 그런 것이었다. 아무에게도 비미을 말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죽어야 하는 그런 것이었다. 팔과 머리의 기운을 앗아 가고, 베개 위에서 고개를 돌리고 싶은 마음조차 사라지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 나는 나만의 조숙함으로 '저 애가 드디어 환상의 세계로 돌아왔어요. 감사합니다. 하느님'이라고 하는 누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 마구 : 야구에서, 상대편을 현혹하는 투수의 공.
ex) 마구도 얹어 주었다